[웹진 생일선물] 생활문화에 누구보다 진심인 ✨우당탕탕예술놀이단✨ 인터뷰 | 빈칸을 채워주세요
안녕하세요, 그림책NORi에서 우당탕탕예술놀이단과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이에요. 인터뷰 전부터 여러분의 생활문화 에너지가 넘치게 느껴지는데요, 화이팅 넘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우당탕탕예술놀이단과 그림책 NORi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은입니다. 그림책NORi에서는 ‘덩더쿵’ 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우당탕탕예술놀이단에서 생활문화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홍선경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연하라고 합니다. 그림책NORI에서 생활문화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고, 동아리 활동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8년째 놀 궁리하고 있는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이다.
이지은 그림책NORI가 문을 연 지가 11년이 됐습니다. 그림책NORI라는 서점 안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 공간 안에 콘텐츠가 쌓이기 시작을 했어요. 이런 콘텐츠를 기반으로 ‘여러사람들과 함께 우당탕탕 재미있게 놀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을 결성했습니다.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이 탄생한 지는 어느새 8년이 됐네요.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을 만들 때, 경계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독자와 작가들이 경계가 없고, 기획자와 참가자들의 경계가 없고, 어른과 아이가 경계가 없는 예술단을 만들었어요. 그 결과, 자연스럽게 우당탕탕예술놀이단 안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기획자가 되기도 하고, 그림책NORi를 찾아온 손님들이 문화 기획을 하게 되었죠. 또, 그 손님들의 아이들이 기획한 활동에 같이 어울리면서 지금 8년째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8년째 놀 궁리만 하고 있는 우당탕탕예술놀이단입니다.
사실 많은 생활문화 활동가들이 모임을 지속하는 것과 생활문화 활동가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과정을 어려워하시거든요.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은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재미있게 놀 궁리를 하고 계시잖아요.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내가 무얼 하면 재밌는지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여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활문화 활동가 선생님들께도 본인이 무얼 하고 싶은지 그걸 계속 여쭤보거든요. 그래야지 기획과 참여를 지속해 나갈 원동력이 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모든 기획에 있어서 제가 하고 싶은 것, 진행하면 재밌을 것만 기획을 하다 보니까 8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저는 그림책NORi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을 멀찍이 구경하다가, 아들을 프로그램에 쑥 집어넣어 보고, 그다음에 제가 우당탕탕놀이단에 들어오게 되었거든요. 사실은 생활문화 활동가로 활동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도 하고, 아닌 것도 하고, 또 내가 굳이 이걸 해야 하나 싶은 것들에 에너지를 쏟기도 해요. 핵심은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거를 우선으로 하니까 하고 싶지않은 것들에도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니까 일상생활에서 이게 에너지가 되어서 다른 곳에 또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이렇게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결혼 전에 정말 잘 놀았거든요. 근데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들한테 뭘 해줄까’라는 자꾸 생각이 들면서, 삶의 초점이 ‘엄마로서의 나’에게만 가더라구요. 그런 와중에 그림책을 접하게 되고, 우연히 그림책NORi를 방문을 하게 됐는데 여기에 오면 온전한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내가 지금 뭘 하고 싶고, 뭘 하면서 놀고 싶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생각들을 사실 ‘덩더쿵’이 자꾸 부추겨요. 덕분에 자꾸 또 생각하게 되고, 들여다보게 되고, 그런 것들이 자꾸 계속 꾸준히 생활문화를 이어나가는 힘이 됩니다.
우리는 호기심과 설렘, 특이함 으로 만났다.
이지은 그림책NORI를 방문해 주시는 분 중에는 그림책이 좋아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주를 여기서 펼쳐보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내면에 무언가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펼쳐내야 할지 몰라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각자의 시작은 다 다르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자기 자신한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한 분들이었어요. 저도 그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상황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이야기보따리를 끄집어낼 때마다 엄청나게 설레요. 그 사람이 궁금해지고, 무언가를 도모할 때 막 흥분되고, 이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기분 좋은 긴장감도 생겼어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생겼던 호기심과 설렘들이 지금의 생활문화 활동가 선생님들과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박연하 저는 추가로 ‘특이함’을 적었는데요. 아까도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저는 아들을 그림책NORi 수업에 참여시키면서 우당탕탕예술놀이단과의 인연을 시작했거든요. 아들한테 뭔가를 해주고 싶고 시켜주고 싶은데 다른 외부 활동들을 찾아갔을 때는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좀 재미가 없었어요. 저희 아들이 여기서 처음에 ‘작은골목 사각세상에 담다’라는 사진 활동을 했는데 여기서는 제가 원했던 아이의 순수함도 끄집어내 줄 수 있고, 또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도 끄집어내 줄 수 있는 특이한 요소들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들어오게 된 이유도 그림책NORi가 순수하면서도 정확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림책NORi가 순수한 면이 있어서 좋았고, 또 정확하게 그림책NORi를 운영하시더라고요.
홍선경 저는 그림책이 너무 좋아서 그림책을 통해서 연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제일 가까이에 있는 그림책 서점을 탐색하다가 그림책NORi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방문하게 됐거든요. 그런데 막상 그림책보다 덩더쿵한테 반했어요. 아까 덩더쿵은 생활문화 활동가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면 호기심이 생기고 설렌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오히려 덩더쿵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굉장히 호기심이 생겼어요. 덩더쿵은 어떤 모임이 형성되면 중심을 잡으면서도 자유롭게 모임을 이끌거든요. 그래서 요즘 말로 ‘덩며들었어요’ (웃음)
박연하 순수하다는 말도 사실은 덩더쿵 얘기거든요. 여기 주인장이 사심 없이 이 활동들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 같아요.
홍자(홍보담당자) 되게 훈훈하네요.
이지은 지금 가슴이 콩닥콩닥하면서 고백받는 느낌이에요.
홍자(홍보담당자) 덩더쿵 기획자님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같이 옆에서 서포트를 해주고 계시는 박연하 선생님이나 홍선경 선생님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지은 너무 든든해요. 그전에는 혼자 길을 걸었다면 이제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게 기획자로서 가장 큰 선물이지 않을까 싶네요.
역대 가장 재밌었던 기획은 은밀한 글쓰기 이다.
이지은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아요. 그중에 은밀한 글쓰기를 고른 이유는 이 두 선생님께서 다 참여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은밀한 글쓰기가 지금 활동가 선생님들과도 인연이 되어 계속하고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은밀한 글쓰기를 선정했습니다. 은밀한 글쓰기는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작년에 코로나19에게 습격당하면서 우리가 생활문화를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생활문화라고 하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그 속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건데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줌(Zoom) 같은 화상 미팅으로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비대면, 화상 미팅, 온라인이 오프라인과 동등하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대면 방식 중에 서로의 인연을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택배 시스템’을 생각을 한 거죠.
그러다가 ’은밀한 글쓰기‘가 탄생했어요. ‘은밀한 글쓰기‘의 작동방식은 이렇습니다. 앞 사람이 그다음 사람한테 글감을 줘요. 그러면 그 사람은 택배로 그 공책을 받아서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준 글감으로 고민을 하면서 글을 쓰게 되죠, 아주 은밀하게. 그리고 앞에 사람이 쓴 글도 은밀하게 읽으면서 자기만의 은밀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거죠. 그리고 나도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글감을 주게 되고요. 현재 혐오, 폄하, 경계와 같은 정서들로 개개인이 힘든 시기에 이 노트를 돌리면서 사실 모르는 사람들한테서 오는, 뭐가 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택배를 받고 모두 기뻐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 이 프로젝트를 짧게 실험하고 나서 올해는 좀 본격적으로 3개의 주제로 공책을 돌리고 있습니다.
참여자로서 은밀한 글쓰기는 어땠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저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은밀하게 못 써도 된다’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참여를 하게 됐어요. 처음 딱 받고 나서 너무 설렜어요. 앞에 계신 분들의 글을 읽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더라고요. 이제 막상 글을 쓰려고 글감을 읽는데 처음에는 너무 고민이 됐었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말 그대로 은밀한 글쓰기인데 내가 잘 쓰나 못 쓰나 알 게 뭐야’라는 생각으로 한탄을 쭉 써서 그다음 사람에게 보내고, 저의 한탄에 대한 선생님의 해결 방안을 그다음 글감으로 드렸던 기억이 있어요. 하기 전까지는 글쓰기라는 것이 두렵기도 했어요. 근데 ‘은밀한’이라는 글씨가 저를 용기 내게 해주어 좋더라고요.
저는 ‘은밀한 글쓰기’의 두 가지 키워드가 다 좋았어요. ‘글쓰기’도 좋았고 ‘은밀함’도 좋았어요. 모든 사람이 다 은밀한 거에 대한 욕망이 있잖아요. (웃음) 저한테 은밀한 노트를 보내주셨던 분이 전라도 지방에 사시는 분 같았어요. 주소지가 흔히 우리가 봤던 그런 주소지가 아니라 정말 처음 들어보는 주소지에서 택배가 왔었거든요. 모든 택배는 사실은 다 기쁨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주문을 해서 오는 택배와는 다르게 전혀 생각지 못한 택배가 왔을 때 굉장히 기뻤어요. 심지어 그분이 그 지역에 관련된 엽서를 하나 보내셨더라고요. 이게 그냥 조그마한 노트만 온 게 아니라 그분의 마음과 정도 다 담겨서 큰 선물이 배달된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것이 선한 영향력인 것 같아요. 저는 다음 사람에게 뭘 보내드릴까? 막 찾아보다가 제가 만들었던 작은 볼펜 하나 넣어서 보내드렸거든요. 은밀한 글쓰기를 통해서 전혀 죽을 때까지 닿을 수 없는 어떤 미지의 사람과 닿아서 글을 쓰고, 또 저는 다음 모르는 사람에게 무언의 질문을 던졌다는 그런 재미가 있었어요.
경기생활문화플랫폼 4년 차, 우리의 공모 선정 비결은 진정성 이다.
이지은 기획을 할 때 제 마음속에 귀를 굉장히 많이 기울이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기획안을 적을 때에는 제가 느낀 점, 고민, 하고 싶은 것들이 녹아있어야 그 기획안이 진정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많은 분이 ‘덩더쿵 기획안 어떻게 써요?’라고 물어볼 때, ‘열심히, 정성껏, 진정성 있게, 당신의 마음을 담아’ 쓰라고 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생활문화 플랫폼이나 다른 공모사업도 그렇고 기획안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떨 때는 기획안을 소설처럼 쓰기도 하고, 어떨 때는 시처럼 쓰기도 하고, 설명문처럼 적기도 해요. 왜냐하면 제가 생각하는 기획이 어떤 모양새냐에 따라서 기획안의 형태가 달라지는데 그 모든 것들의 근저에는 진정성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해서 받은 지원 사업이나 공모에 선정됐을 때는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연하 우리 공모 선정 비결은 덩더쿵이죠. 말 그대로 그 메인 기획자가 끌고 그 옆에서 선정이 되고 그 과정 중에서 사실은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크게 많지는 않아요. 근데 되고 나서 ‘우리 이거 재미있게 놀아요.’라고 덩더쿵이 제안하면 흔쾌히 재미있게 같이 놀고 있어요.
이지은 나이 들어도 안 심심할 것 같아(웃음)
홍선경 이때까지 저희가 교육받기로는 뭔가 멋지게 꾸며서 그럴듯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잖아요. 그런데 늘 덩더쿵이 ‘이런 거 어때요? 이런 거 하고 싶었어요?’라는 질문을 주시거든요. 그러면 ‘이거 진짜 내가 하고 싶었나?’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진정성이라는 건 저만 갖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진정성이 통하는 곳에서 받아들여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공모가 선정된 건 덩더쿵도 우리의 진정성을 봐줬고, 경기생활문화플랫폼이 우리의 진정성을 봐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문화 활동가로서 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홍선경 생활문화 활동가로서 나는 자급자족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생활문화 활동가가 되기 전에는 생산자의 입장이라는 걸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문화를 생산하는 생활문화 활동가 입장이 되어보니 좀 더 제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걸 딴 데서 찾는 게 아니라 제 안에서 스스로 해결하게 되었어요. ‘이걸 해보고 싶으면 뭘 해야 하지? 뭘 만들어봐야 하지?’라고 되물으며 자꾸 궁리하고, 그 궁리를 통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만든 건 굉장히 만족도가 높아요. 저에게 불평할 수도 없고, ‘너 잘했어, 꽤 괜찮은데, 네 요구 해결됐어?, 이거 어떻게 또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선순환으로 자급자족하게 되는 거 같아요.
박연하 생활문화 활동가로서 나는 일상에 대한 관심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생활문화 활동가라는 이름이 붙여지면서 ‘일상을 보내면서 어떤 일을 했을 때 즐겁고 에너지가 막 올라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시야가 자꾸 넓어지면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즐거움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저 자신과 타인의 일상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나서부터 생활문화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지은 생활문화 활동가로서 나는 유쾌한 중매쟁이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중매쟁이는 사람들만의 장점을 자기 나름대로 잘 파악을 해서 서로를 만나게 해주잖아요. 생활문화 활동가는 문화와 사람을 만나게 하고, 일상과 사람을 만나게 하고,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여러 가지 만남과 중매의 연속 안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만남과 중매를 유쾌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유쾌한 중매쟁이라고 적었습니다.
생활문화 활동가로 살기 위해서 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연하 생활문화 활동가로 살기 위해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주변과의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좀 더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이 뭘 좋아하고 어떤 걸 할 때 표정이 바뀌는지에 관한 관심이 생기게 되고요. 그렇게 함으로써 그분과 더 소통하게 되고, 다른 곳에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호기심도 갖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주변과의 소통이 생활문화 활동가로서 살기 위해서 제일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지은 생활문화 활동가로 살기 위해서 순발력, 용기, 그리고 힘 빼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획은 일상에서 마음과 머릿속에 싹 스쳐 가는 찰나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그걸 캐치하는 순발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순발력과 더불어 그것을 실제 현실에서 구현하는 용기, 그리고 힘 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경기생활문화플랫폼을 4년째 하면서 더 그런 생각을 들었어요. 무언가 계획을 하면 이대로 사람들과 같이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어요. 그렇지만 힘을 빼면서 그런 욕구를 내려두고, 모인 사람들과 또 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같이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가능해지려면 생활문화 활동가로서 힘 빼기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홍선경 생활문화 활동가로 살기 위해서 나 잘난 맛, 딴생각, 오지랖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나 잘난 맛’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더 잘났다는 이런 의미가 아니에요. 내 모습이 좋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나 나만의 문화들이 그 자체로 좋다는 의미에요. 이런 마음이 들어야 내가 만들어낸 문화를 더 돌보고 가꾸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 ‘딴생각’. 사실 하라는 생각만 하고 살았거든요. ‘딴생각하지 마’ 이런 얘기만 들었지, ‘너 딴생각 좀 해’ 이런 얘기는 잘 못 듣잖아요. 그런데 생활문화활동가로 살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딴생각은 너무 재미있어요. 그런 재미있는 딴생각을 하다가 생활문화가 나오기도 했고요. 세 번째, 아까 제가 자급자족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만들고 제 욕구 집중하고 뭔가를 만들어내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 거 어때?’하고 막 들이미는 거죠. 오지랖이 생기더라구요. ‘소비만 하지 말고 너도 할 수 있거든? 너도 생산자로 뭔가 만들어봐! 나도 이렇게 했거든:-)’ 그런 오지랖이 서로 존중하게 되고, 교류하게 되고, 공감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포인트더라구요.
생활문화란 이다.
이지은 생활문화란 질문이다.
경기생활문화플랫폼 1년 차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알찼기 때문에 다른 질문이 없었는데, 어쩌면 그건 1년 차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특혜였던 것 같아요. 2년 차가 되면서 ‘스스로 생활문화란 뭐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되었어요. ‘생활문화는 사람이 모이는 거야?’, ‘관계라는 게 뭐지? 꼭 만나야만 생기나?’ 이런 여러 가지 질문들을 저한테 던져줬던 게 생활문화에요. 그 질문들의 꼬리를 잡고 계속 뭘 할 건가, 또 이걸 어떻게 스스로 답을 찾을 건가, 계속 끊임없이 기분 좋은 고민 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생활 문화인 것 같습니다.
박연하 생활문화란 윤활유이다.
안 그래도 동그랗지 못하게 좀 삐걱대면서 살아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더 뾰족하고 예민하게 살고 있거든요. 생활문화가 그런 뾰족함에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밑에 기름이 쫙 내니까 그래도 굴러가는 힘이 좀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활문화란 저의 삶에 있어서 윤활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홍선경 생활문화란 살림이다.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한가지는 ‘우리를 살리는’ 생활문화라는 의미로 적었고, 한가지는 우리가 집안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살림을 의미해요. 살림은 모든 사람이 하면서 살잖아요. 매일매일 하는 살림을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고, 가족이 살고, 모두가 살고 있어요. 살림해보면 좀 귀찮을 때도 있지만 하고 나면 굉장히 뿌듯하고 개운하거든요. 누가 시켜서 하면 하기 싫어서 정말 내켜서 해야지 즐겁고요. 그리고 살림은 매일 매일 삶 속에 스며들어 있잖아요. 생활문화가 그런 거로 생각하거든요. 생활문화도 늘 삶 속에서 스며들어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김가영
-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 생활문화팀 경기생활문화센터 홍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