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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춘의동의 풍경을 돌아보다
춘의동은 원도시의 형태가 골목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동네이다. 윗 춘의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씨 집성촌이 1970년대 이후 공장지대가 형성되면서 천을 복개하고 아랫 춘의를 중심으로 원도심 형태의 정주 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부천 중동 신도시 건설과 국가적 차원의 산업재편이 이루어지면서 공장들이 이전하고 원도심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골목시장은 추억의 공간이 되었다. 2010년 전후 로 도시 재개발에 대한 논쟁과 흐름이 나타났지만 원도심 유지로 결정되면서 다세대빌라를 중심으로 한 개발이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원주민들은 집을 팔고 떠나갔으며 몇 년 후 서울로 전입을 꿈꾸는 30대 중심 의 세대들이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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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간 옴팡의 흔적과 춘의동의 달라진 풍경
공간 옴팡이 2013년 개소 될 때 아래 춘의의 골목 풍경은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고 저녁엔 자그만 규모의 술집들의 불빛만 켜져 있는 어두운 공간이었다. 2013년 개소 시 공간 옴팡의 자리는 애초 노동운동 단체 사무실이었으나 공장 이전과 신도시 개발의 흐름 속에서 먼지만 쌓여 있는 잊혀진 공간이었다. 해서 다양한 삶의 조건에 있는 무명인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개소하였다.
2014년 청소년들의 여행 자치 모임이 처음 옴팡에서 활동한 이후 청소년들의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 발효를 연구하는 모임, 다양한 생활문화 동아리 등이 하나 하나 생겨나면서 공간 옴팡은 2018년에는 15개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활동하는 공유 공간( share 개념의 공유, 개방적 운영 )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3~6회 정도의 ‘옴팡 파티’(수제 막걸리를 빚는 동아리가 준비한 전통주와 수제 맥주를 마시면서 지역 내 다양한 생활문화동아리들이 공연하는 파티)를 진행하면서 지역사람들과 교류하는 작은 공연장이 되었다. 또한 다양한 생활문화(발효음식, 수제막걸리, 발마사지, 여행, 달리기 등)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2018~2021년에는 춘의동의 골목을 무대로 옴팡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동아리들과 춘의동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옴팡 난장’축제와 골목길 걷기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유로운 개인들이 취향과 가치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자신들을 뽐내며, 쉼과 즐거움과 어울림에 대해 경험하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2018년부터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공방이 춘의동에 생겨나고 (2022년 현재 10여 개 공방) 춘의 마을 자치회 및 iot혁신센터, 근로자종합복지관 등의 공공기관들이 공간 옴팡과 함께 협력하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춘의동 197번 길 네트워크’가 2020년부터 활동하고 시작하였다. (예술인 공방 5개, 공공기관 3개, 공간옴팡과 같은 민간 운영 공간 3개) -
#3. 문화 소비자의 만남에서 가치의 실천을 함께 하는 서로를 기대다.
공간 옴팡은 그간 자유로운 개인들이 취향과 가치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자신들을 뽐내며, 쉼과 즐거움과 어울림에 대해 경험하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상징되는 삶의 조건의 변화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유로운 개인들이 이제 프로그램 참여자에서 가치를 중심으로 마을 생태계를 전환 시키는 공동 행동을 모색하는 존재로 전환하기 위한 긴 호흡의 상상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실험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의 다양한 공간과 사람이 연결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얼굴을 익힌 사람들이 ‘지역 공동체의 공유지를 회복하고 공유문화를 확산하면서 춘의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삶의 조건에 있는 개인들이 공통의 행동을 모색해 보는 것’을 실험하는 ‘꼬뮌 197’이란 공간을 개소하였고 ‘공유지를 만드는 사람들’이라 본인들을 칭하였다. 이들은 가치를 중심으로 주체들이 연결되어지는 실험을 지향하고, “모두의 공간, 모두가 기획자, 공동 작업장”을 주요한 활동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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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성과 즉흥을 꿈꾸다.
즉흥극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생명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개입하고 연결되고 빈 여백이 생기는 상상을 한다.
예술은 삶이다. 특별한 콘텐츠뿐만이 아니라 주체들이 스스로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고 그 드러냄을 기반으로 서로 갈등하고 서로 공통의 주제들을 찾아가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 사회가 개인에게 강제하는 여러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자신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에서부터 천천히 연결되어 지는 공동체를 꿈꾼다. 그 과정에 예술인들의 창의적 행위와 상상은 그 기반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며,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명령으로서의 마을 특성화가 아닌 연결되어 지는 사람들이 다름의 색깔을 자신들의 힘으로 색칠해 가는 시간이 특성화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이미 존재하는 마을에 대한 변화의 설계도를 만드는 것을 꿈꾸기보다 (기획자와 강사중심의 마을이 아닌) 다양한 공간과 주체들(문화 소외 계층이라고 호명되는 방식도 소외의 주체가 사회 구조임을 숨기는 방식이다)이 만드는 지역 특성화 예술 마을을 그려보고자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노트에 담던 분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60대) 어머님의 장독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다. 치매로 고생하시는 어머님과 함께 참여한 분은 어머님을 바라보면서 작업을 한다. 그리고 동행을 허락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춤추는 수다방’(60대 이상의 장년들이 함께 한 몸짓 놀이터)에 참여한 분들은 한결 같이 그간 비교당하는 삶,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갇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예술은 바로 이름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결해 주는 즉흥극의 형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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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춘의동 무대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되는 사회가 아닌 마을 풍경을 꿈꾼다.
‘춤추는 수다방’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한 7분이 마지막 공연을 진행하였다. 집단무도 있었으나 각자 선택한 주제와 노래에 맞추어 창작무를 추었다.
이 공연이 끝난 후 관객 중 한 분은 한 편의 연극을 보았다고 하였고, 어떤 분은 이런 글을 보내왔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넘 멋진 공연이었고 오랜만에 공연 보며 눈물도 났어요"
경직되고 무거운 삶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된 인생선배님들의 멋진 공연 기획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이날 공연을 하신 60대 남성분(남성분이 참여하는 것이 여러모로 어려운 조건이지만)이 공연 후 술 한잔을 드시고 대화방에 올리신 글도 공유해 본다.
"살아오면서 공연을 종종 해보았지만 이번처럼 즐거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대부분의 공연이 연습 도중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때로는 얼굴도 붉히기도 하면서 고통(?)스런 과정을 거치곤 하죠. 보여주기 위한 공연을 하다 보니 정작 출연진들의 즐거움은 희생되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공연은 출연진의 출연진에 의한 출연진을 위한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람객의 즐거움은 덤이고요.
‘흙으로 기록하는 어제와 오늘 2022’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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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기록
‘흙’,‘기록’이라는 단어에 홀려서 한 지난 3개월을 회고한다. 다양과 공존을 담은 상념으로 시작해서 소통과 경계를 담은 상념으로 넘어드는 흙 기록을 마쳤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니라고, 특별함이 없는 반복된 일상들이었다고 여겼었는데 시작과 끝의 순간에 몰입했던 상념의 변화가 신기하기도, 낯설기고 하다. 매일을, 그리고 순간을 열린 감각으로 마주해야겠다. -
B의 기록
내 손에서 태어난 것들이다. 이리 집중을 잘할 줄이야 어릴 적 산 중턱이나 강가에서 손놀이를 무지하게 했던 기억들이 소환되는 조금은 긴 호흡의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글쓰기 목적이 컸으나 매순간 흙 작업의 창작 시간이 즐겁고 기대되는 흥분의 시간이었다.
나와 타인의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또는 타인을 지긋이 응시하고 바라보는 시간이 참 좋았다. 마음에 공간이 생겼다고 할까? -
C의 기록
어쩌다 나에게 이렇게도 재미있고 이 나이에도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귀한 시간인지요! 올 해로 3년째 만남인데 이 시간이 기다려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걸어서 30분을 단순에 달려갑니다.
첫해에는 에어건 고장으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도 흙을 만지고 만드는 자체로 행복했어요. 부천에서 사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나를 가장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음식과 그릇, 꽃병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림 하원을 다니고 밑그림을 30분에 그리려고 50번을 넘게 연습에 연습을 하고 끝내 수업 시간 안에 그려냈습니다.
가마에서 나온 꽃병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
D의 기록
어릴 적 엄마의 장독대는 나의 무엇이었다. 비오면 장독 뚜껑위에 떨어지는 빗물 소리! 팽그르 물방울무늬
가을 맑은 날 소쿠리 위에 호박오가리 말라가는 모습 하얀 구름과 어우러지는 엄마의 장독대 위 항아리들 이제는 그리운 추억 한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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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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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문화 활동가 이지은
- 우당탕탕예술놀이단과 그림책 NORi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은입니다. 그림책NORi에서는 ‘덩더쿵’ 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